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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공방은 길어질 듯하다. 임 전 실장은 검찰청에 들어서며 “정치적 목적을 갖고 기획된 수사”라며 “없는 걸 있는 것으로 바꾸진 못할 게고, 검찰이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져야 한다”고 맞섰다. 송 시장도 “왜곡·짜맞추기 수사”라며 분노와 유감을 표했다. 반대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임 전 실장이 검찰에 출두하던 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답해야 한다. 회피하려 하지 말고 국민 앞에 나서 석고대죄할 시간”이라며 공세의 날을 세웠다. 한국당은 조 전 장관 비리 혐의에 연루 의혹을 받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전날 13명 기소를 반대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청와대·법무부와 검찰, 검찰 내부에 파여가던 골이 정치로 옮겨지고 말도 거칠어지고 있는 셈이다. 공소시효가 임박하지 않은데도, 오는 2월3일 중간간부 인사 전에 칼을 빼든 검찰도 논쟁에 휘말린 것은 마찬가지다. 어느 쪽이든 유무죄 엇갈림 뒤엔 후폭풍이 클 상황이다.


이 바람에 데이터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데이터 3법’, 대체복무제 관련 법 등 다수의 민생·경제법안 처리가 모두 무산됐다. 이 중 76개는 여야가 해당 상임위에서 합의해 올라온 이른바 무쟁점 법안이다. 26개 법안은 한국당 의원이 먼저 발의한 것들이다. 한국당은 이마저도 전부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삼았다.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초대형 입법 방해다. 민식이 부모 등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 가족들은 “아이들 생명을 지켜달라는 게 협상 카드냐. 그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했다.


대법원 판결은 존중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의문을 낳는다. 이번 판시대로라면 인사의 기준·원칙은 뭐하러 있으며, 지키지 않아도 되는 거라면 무원칙한 인사, 부당한 밀실인사의 처벌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묻게 된다. 서 검사는 “(성추행)피해자에 대한 유례없는 인사발령을 한 인사보복이 ‘재량’이라니”라고 비판했다.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 중인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다른 사건에 미칠 영향 또한 우려된다.


북한이 8일 국방과학원 대변인 명의로 “전날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이번 시험 결과는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인공위성 발사체에 필요한 고출력 신형 엔진시험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을 향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압박해온 북한이 그 수위를 한 단계 높여 ICBM 시험 발사를 경고한 셈이다. 북·미가 말폭탄 주고받기를 넘어 행동 단계로 접어드는 것으로 보여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한국당은 선관위의 결정에도 불구, 당명 변경을 통해서라도 비례용 위성정당 설립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어코 주권자를 우롱하고, 민주주의의 선거 원리를 훼손하고, 정당 정치의 토양을 황폐화시키는 ‘가짜정당’ 사기극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오불관언, 엄혹한 유권자의 심판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선관위는 단순히 ‘명칭’의 유사성 여부에 한하지 말고, 앞으로 사실상 ‘차명’에 불과한 하청 위성정당 창당 시도에 대해 헌법과 정당법의 취지에 따라 엄격한 잣대로 임하길 바란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 대한 기대를 접고 내년에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힌 상태다. 내년 한반도가 2017년을 방불케 하는 긴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북·미 경색은 근원을 따져 올라가면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북·미 협상에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해체 등 선제조치에 나섰지만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크다. 영변 핵시설 해체와 대북 제재 완화를 맞바꾸자는 하노이 제안도 미국은 거부했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의 전체 그림을 제시해 달라는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양측이 한 발짝씩만 뒤로 물러났더라면 해결할 수 있는 쟁점들이었다.


유재수 전 금융위 국장 사건은 정권 실세들과 친밀한 관계인 공직자의 비리를 청와대가 은폐했는지 여부가 의혹의 핵심이다. 그는 뇌물비리 감찰을 받고서도 국회 수석전문위원, 부산시 부시장으로 영전을 거듭했다. 검찰은 감찰중단 의혹을 밝히기 위해 청와대를 압수수색해 관련 문건을 임의제출 받았다. 범죄가 있는 곳에 대한 수사는 당연하고, 의혹이 제기된 이상 청와대도 성역이 아니다. 법원도 그 필요성을 인정해 영장을 발부해줬을 것이다. 그런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검찰을 그냥 두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2017년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수사 당시 청와대 측이 특검의 압수수색을 저지하자 “문을 열고 압수수색을 받으라”고 했다. 이번엔 정반대다.


18번째의 고강도 12·16대책이 전격 발표되기 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30개월간 45%가 올라 9억원에 육박했다. 청와대 전·현직 참모 65명의 아파트·오피스텔 시세가 3년 새 평균 3억2000만원 늘었다는 뉴스는 서민들의 속을 뒤집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에 화나고 서러운 사람들은 고위공직자 불로소득이 더 크게 눈에 들어온다. 나흘 새 청(靑)·정(政)·당(黨)으로 이어진 1주택 권고는 그 반성으로 시작되는 게 맞다. 옛날에도 가뭄이 심해지면 왕이 반찬 숫자를 줄이고, 신하·지주들은 곳간을 열었다. 다주택 처분도 군기잡기보다는 음주운전 자제처럼, ‘아이스버킷’처럼 위로부터의 문화캠페인으로 이어지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마침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세워진다.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공수처 설치법안을 통과시켰다. 자유한국당은 물리력으로 회의를 막으려 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공수처 설치는 권력기관의 민주화라는 국민명령 1호가 입법으로 실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유례가 없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찰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견제 기관이 헌정 사상 처음 탄생한 것이다. 1999년 특별검사제 도입에 이어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깬 또 한 번의 진전이다.


검찰 인사는 추 장관 취임 닷새 만에 이뤄졌다. 이번 인사는 ‘추미애발’ 검찰 개혁의 첫 단추를 끼우는 작업이다. 그런데 이렇듯 서둘러야 했는지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검의 반발 또한 도를 넘었다. 검사 인사는 법무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행사한다. 검찰총장은 의견을 전할 뿐이다. 그게 법이다. 추 장관은 윤 먹튀검증 총장 의견을 듣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30분에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만나기를 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윤 총장은 “인사안이 없어 갈 수 없다”며 장관의 면담요청을 거부했다. 의견을 전달해도 이날 오전 11시로 검찰인사위원회가 예정됐다면 총장의 의견은 요식행위일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고 한다. 추 장관의 요구가 무리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장관이 불러도 총장이 가지 않는 것은 ‘항명’과 다를 바 없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24일 특조위 위원인 김기수 변호사의 첫 출근에 맞춰 사퇴 촉구 시위를 벌였다. 앞서 지난 23일 인사혁신처는 한국당이 추천한 김 변호사를 비상임위원으로 임명통보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특조위에 신청한 김기수 위원 제척기피 신청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특조위 전원위원회는 취소됐다. 특조위 소속 조사관조차 김 위원 반대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위원은 자신이 대표인 인터넷 매체 ‘프리덤뉴스’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몰아가고 모든 진상조사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보도를 계속해와 유가족들로부터 ‘2차 가해자’라는 비난을 자초한 인물이다. 유가족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데이터 3법의 핵심은 개인정보 외에 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삭제, 변경한 ‘가명정보’ ‘익명정보’라는 법적 정의를 추가한 것이다. 이런 비식별 정보는 개인이 특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동의 없이도 활용할 폭이 넓어진다. 공익·상업적 목적의 통계 작성, 과학·산업적 연구는 물론 정보 결합을 통한 부가가치 높은 마케팅, 상품 개발 등이 가능해진다. 이용자 편익의 증대와 함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마중물로 기대되는 것이다.


국민주권의 행사 결과가 왜곡 없이 의회에서 대표되어야 하는 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요,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 공수처를 지지하는 여론은 80%가 넘는다. 이게 민심이다.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시민의 입법요구를 무시한다면 그는 누구를 대표하는 것인가. 진정 시민의 뜻을 받들고 대의민주주의 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라면,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고 민의에 입각한 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정당이 어디인지,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걱정되는 것은 과도하게 부추기는 공포와 괴담이다. 3번 확진자가 스타필드 찜질방에 머물렀다느니, 어느 병원이나 공항에 격리된 감염자가 있다느니, 어디에서 고열 환자가 의식 잃고 구급차에 실려갔다느니…. 설 연휴부터 SNS에 올라오면 ‘발 없는 말’처럼 1000리를 날아다닌 미확인 뉴스들이다. 정부도 아니라고 한 얘기가 가뜩이나 불안한 시민들의 눈과 귀를 홀린 것이다. 시민들의 의구심을 풀어주는 정보공개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국면이다. 실상황을 관장하는 보건당국과 지자체의 대응도, SNS·유튜브의 가짜뉴스를 제어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모니터링도 더 촘촘하고 빨라져야 한다.


한국당은 17일에도 국회 본관 앞에서 규탄대회를 강행하다 태극기부대 등의 국회 진입이 봉쇄되자 국회 밖으로 나가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전날의 국회 난동사태에 대한 일말의 책임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한 행태다. 민생 국회는 팽개친 채 농성과 장외집회 등에만 목매는 한국당, 그러니 정부·여당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여당의 절반도 안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17일 국회 폭력사태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불법 집회를 주최·선동하고 폭력을 방관·조장한 혐의다. 황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4월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국회 담장을 무너뜨린 민주노총을 향해 무관용의 엄벌을 촉구했던 한국당이다. 더도 말고 그 잣대로 이번 국회 폭력사태에 대해 엄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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